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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길 위에서의 생각

행복한엔젤 2018. 10. 3. 09:43

ㅡ 류시화 ㅡ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나날이 참 좋은 날

출처 : 향기있는 좋은글
글쓴이 : 청운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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