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담(㥠啿)
믿음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다만 무엇을 믿느냐가 서로 다를 뿐이다. 우리들의 서로 다른 믿음은 무엇이며, 관계지음에서 어떤 역할과 일을 일으키고 있을까.
우리의 서로 다른 믿음은 관계에 있어서 착각이나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들의 "잘 안다"는 믿음이다. 이를테면 "내가 너를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그걸 모르겠어!"라는 믿음에서 오는 착각과 오해 말이다.
옛분들이 생활 속에서 수없이 경험했을 "나는 잘 알고 있다"는 믿음에 경종을 울리는 지혜의 말이 "등잔 밑이 어둡다"거나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격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삶을 조금만 살펴보면 가깝게 지내는 사이일수록 함부로 대하고, 오래 함께 지낸 사이일수록 상대방의 말을 가볍게 여겼던 경험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자주 상대방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던 경험 말이다.
이렇듯 자기만의 믿음 방식인 '잘 안다'는 신념체계는 우리에게 겸손을 배울 기회를 앗아버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삶에 비추니 이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모든 시작은 가까운 데서 비롯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잘 안다'는 믿음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에 스스로 가치를 매기고, 판단하고, 주장하고, 고집하는 등의 좋고 싫음이나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을 그만두지 못하게 만들고, 따라서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겸손을 잊게 하고 어렵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잘 안다"는 우리의 믿음은 타인을 존중하는 데에 장애가 되고, 자신을 내세우는 데에 깃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겸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곧잘 자신을 내세우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있음이 쉽게 목격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을 내세우는 까닭은 앎을 자랑하기 위함이겠지만 자랑의 밑바탕에는 자리다툼 즉 자리를 지키기 위한 또는 자리를 넓히거나 획보하기 위한 행위임을 알 수가 있다. 사람은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만큼 큰 고민도, 큰 걱정도, 큰 두려움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이 생(세상)에서 자신의 자리가 영원히 없어진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말이다.
우리는 두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더 멀리 벗어나기 위해 자리다툼을 벌이고, 자리다툼에서 승리하고자 "잘 안다"는 총알을 삶에 장착하고 발사하고 있다. 베풀고, 아첨하고, 웃음 짓고, 화 내고, 원망하고, 슬프하는 등의 감정들은 자신이 직접 장착한 총알인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은 가깝게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겨라는 격언이자 겸손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자란다는 말씀이자 "네 앞에 스승을 보라"는 지혜의 말씀일 것이다.
갖춤의 시작은 지금 이순간 곁에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데서부터 일어나고, 갖춤의 핵심은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태도에서 비롯됨을 알아차렸으니 앞으로 해야할 공부에 "잘 안다"는 믿음을 내려놓는 연습만 남았다.
문제는 내가 무엇을 "잘 안다"고 고집부리고 있는지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나날이 참 좋은 날
YouTube https://m.youtube.com/watch?v=0f55h4Q8yfU
'동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널뛰기 공연 (0) | 2018.07.13 |
---|---|
[스크랩] 7월을 드립니다 (0) | 2018.07.12 |
[스크랩] 잼난영상 편집모음 (0) | 2018.07.11 |
[스크랩] 후회 없는 아름다운 삶 (0) | 2018.07.11 |
[스크랩] 후회 없는 아름다운 삶 (0) | 2018.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