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공허
남은 달력 한 장
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
되물어 보지만
돌아보는 시간엔
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고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
알고도 못함인지
모르고 못함인지
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
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
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
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
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
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
12월의 공허
작년 같은 올 한 해가
죽음보다 진한 공허로
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
글 /오경택·
그래
저 산을 돌아 바람을 따라 가다 보면
희미해진 기억 어느 모퉁이쯤
알게 모르게 찍어둔
향내나는 무언가가 있을지 몰라
''나도 나이가 들었어,,하고
무릅을 딱 쳐야할 이유 없지만
앞뒤 분간없이
번개같이 달려가버린
지금보다 더 젊었던 날들
이제 구름과 철새을 벗삼아
바람이 왔다 간
그 아련한 길
바람이 머물다 갔을 길을
나도 바람처럼 가보리
가다 만나지는 인연에게
따뜻한 손 내밀어 꼭 마주잡고
땀내나는 인생사
희노애락의 달콤쌉싸래한 이야기
소담스럽게 나누며
거추장스럽게 치장한 허울
가감히 내 던지고
어차피 인생은
허주의 빈 배였음을
바람에게 배우러 가 보리
출처 : 향기있는 좋은글
글쓴이 : 몽케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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